Dec 16, 2008

비지니스 모델 특허의 요건 강화(In re Bilski)

비지니스 모델 특허의 요건

미국 연방항소법원(the United States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 ) 전원재판부(en banc)는 2008년 10월 30일 In re Bernard L. Bilski and Rand A. Warsaw 사건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특허 요건에 관한 중요한 판결을 선고하였다(132쪽에 이르는 판결문).   

쟁점

이 사건 대상 특허출원은 상품거래와 관련한 위험을 회피하는 영업방법에 관련된 발명이었다.  

미국 특허법상 비지니스 모델(business model)은  제101조 방법(process) 특허로 구분되고, 방법에 관한 발명이 특허권으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새롭고 유용한 방법(new and useful process)"에 해당하여야 한다.  35 U.S.C. § 101.   이 사건에서는 미국 특허법 제101조에서 말하는  "새롭고 유용한 방법"이 비지니스 모델 특허 출원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다투어졌다.   다시 말해  (1) 이른바 비즈니스 모델이 일반적으로 미국특허법 제101조상의 방법특허(process)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2) 만일 비지니스 모델이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 비지니스 모델이 특허권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어떤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는지가 쟁점이었다.

 판결의 요지

연방법원은비지니스 모델 특허도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일반적으로긍정하면서, 특허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비지니스 모델이 "장치 또는 변형(machine or transformation)"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장비 또는 변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1)그 발명이 특정한 장치와 결합되거나, (2) 그 발명을 통해 특정 객체를 다른 상태나 물체로 변형시켜야 한다.

장치 또는 변형 요건은 이 사건에서 처음 제시된 것이 아니고, 다른 사건들에서 연방대법원이 방법 특허의 일반적인 요건으로서 이미 언급했던 기준이다. Gottschalk v. Benson, 409 U.S. 70 (1972), Diamond v. Diehr, 450 U.S. 192(1981), Parker v. Flook, 437 U.S. 589, Cochrane v. Deener, 94 U.S. 780, 788 (1876).   이 사건 항소법원은 장치 또는 변형 요건이 유일한 심사 기준(the sole test)이라고 밝힘으로써  제2 또는 제3의 기준을 추가로 인정할 가능성은 배제하였고, 종전에 State Street Bank & Trust Co. v. Signature Financial Group, Inc., 149 F.3d 1368 (Fed. Cir. 1998) 등에서 채택한 '유용성, 구체성, 유형성(useful, concrete and tangible result)' 기준은 파기되었다.  

시사점

종국적으로연방대법원 판단에 달려 있어

미국 특허법에 관한 최고 판단기관인 연방대법원이 '장치 또는 변형' 기준을 추인할지 아니면, 번복하고 다른 기준을 내놓을지는 알 수 없다.

이 사건 연방법원은 더 구체적인 판단 기준의 발전을 앞으로 판결에 맡겨

이 사건 연방법원이 장치 또는 변형 요건이 비지니스 모델 특허의 요건이라고 밝히기는 하였지만, 아쉽게도 연방법원은 이 사건에 필요한 최소한의 판단을 내렸을 뿐이고,  이 요건의 구체적인 의미에 관해서 상세한 논의를 하지는 않았다.   우선, 이 사건의 특허청구인은 이 사건 발명을 구현하는 수단이 컴퓨터 장치에 한정되지는 않는다고 자인하였기 때문에 첫번째 장치 요건은 처음부터 논의에서 제외가 되었다.  두번째 '변형' 요건과 관련해서도, 이 사건 대상 발명은 법률 관계와 같은 추상적 관계를 다루고 있을 뿐이어서  '특정 객체의 변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비교적 쉽게 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지니스 모델이 일반적으로 특허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

이 판결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비지니스 모델이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은 다시 확인되었다. 

‘장치 요건’의 의미

‘장치 요건’이란 발명이 특정한 기계나 장치와 결합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tied to a particular machine or apparatus).  

장치 요건을 충족하려면 문제해결 과정이나 알고리즘이 컴퓨터나 다른 장치를 통해 실행되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컴퓨터나 다른 장치의 사용이 필요불가결하여야 한다.  컴퓨터나 다른 장치의 사용이 부차적이거나, 동일한 방법을 컴퓨터나 장치를 이용하지 않고도 실행할 수 있다면 장치 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사람이 정신작용 등의 다른 방법으로도 그 방법을 실행할 수 있다면 장치 사용이 필요불가결하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서, 컴퓨터를 이용해서 콜레스테롤 수치와 같은 신체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발명했더라도, 이러한 진단은 컴퓨터가 없이도 의사가 동일한 판단과정을 통해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장치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 

장치 요건이 '특정한' 장치와 결합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범용 컴퓨터가 '특정한' 장치에 해당하는지가 앞으로 문제될 수 있다.  그런데,  미국 특허 재심 및 제3자 이의 심판 위원회(the Board of Patent Appeals and Interferences)는 Ex parte Langemyr (May 28, 2008) 사건에서, 범용 컴퓨터의 이용은 '특정한' 장치의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만일 위 결정에 따르면 범용 컴퓨터를 이용하는 비지니스 모델은 특허의 보호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변형 요건’의 의미

‘변형 요건’이란 발명이 특정한 객체를 다른 상태나 물질로 변형하여야 한다는 요건이다(it transforms a particular article into a different state or thing).   변형은 그 발명의 목적 달성에 있어서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central to the purpose of the claimed process).   변형은 문제해결과 관계 없는 중요하지 않은 활동(insignificant extra-solution activity)에 불과해서는 안되고, 특허청구항의 범위에 유의미한 제한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impose meaningful limits on the claim's scope).  

물체나 물질의 물리적 또는 화학적 변화를 초래하는 과정이 변형 요건에서 말하는 변형이 될 수 있음은 당연하다.   비지니스 모델 특허에서 주로 문제되는 것은 물리적, 화학적 변형보다는 디지털 정보의 처리 또는 변형이다.    예를 들어 어떤 수치 정보와 평균값의 차이를 그래프로 표시하는 방법은 '장치 또는 변형' 요건에서 말하는 변형에 해당할 수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특허청구항이 처리되는 정보의 유형이나 특성, 정보의 획득 방법, 정보가 나타내는 대상을 전혀 특정하지 않아서, 처리되는 정보가 특허청구범위에 유의미한 한계를 설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X선 촬영 데이터를 2차원 표시장치에 시각적으로 표시하는 방법에 관한 발명은 사람이나 동물의 뼈나 장기와 같은  유형의 물체를 X선으로 촬영해서 얻은 원시 정보를 표시장치 위에 나타내는 시각적 영상으로  변형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한다. In re Abele, 684 F.2d 902 (CCPA 1982)    

Nov 5, 2008

MySpace 자살 사건을 통해 본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와 규제

MySpace 남자친구와 헤어진 13살 소녀의 자살

한국에서는 최근 유명 연예인의 자살의 원인을 둘러싸고, 그 자살의 원인이 온라인을 통해 유포되었던 악성 소문이라는 ‘가설’이 등장하면서, 수사기관에서는 그 악성 소문의 유포자를 찾아 나서는가 하면, 정부와 일부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온라인을 통한 허위사실유포나 모욕적 표현의 사용을 오프라인의 법률로 강력히 규제하겠다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른바 MySpace 자살 사건도 인터넷이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건이다. 14살 생일을 3주 앞 둔 Megan Meier라는 이름의 소녀가 자살을 하였다. 자살 직전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친구 맺기 사이트(social networking website)인 MySpace(www.mySpace.com)에서 만난 Josh라는 남자친구로부터 모욕을 받고 절교를 당한 사실에 비추어, 그 일로 인해 충격을 받아 자살을 하였다고 부모들은 믿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Josh는 실제 인물이 아니라 이웃에 사는 Megan의 친구의 어머니인 Lori Drew가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임이 밝혀졌고, 우여곡절 끝에 그 친구 어머니가 기소되어 지금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Lori에 대한 공소장과 언론 보도(Suburban Journals, 2007. 11. 13.자; The New Yorkers, 2008. 1. 21.자)에 따르면, 본래 Megan과 Lori의 딸은 같은 나이로 같은 골목의 네 집 건너 이웃에 살고 있었고, Megan은 Lori 가족의 휴가에 동행을 할 정도로 둘은 절친한 친구였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 두 소녀는 친구관계를 끊게 되었다. Megan과 딸의 관계 단절을 알게 된 Lori는 MySpace에 Josh Evans라는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었다. Lori는 그녀의 딸은 물론 최소한 각각 18살과 13살의 다른 두 소녀들에게도 Josh 계정의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Josh 계정을 이용해 Megan에 접근하여 온라인 교제를 나누도록 하였다. 그들은 Megan이 좋아하는 유형의 잘생긴 남자의 사진을 구해 Josh의 사진으로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Josh가 Megan의 관심을 끌도록 꾸몄다. 가짜 계정을 만들어 Megan에게 접근한 이유에 관해 Lori는 Megan이 다른 친구들에게 자기 딸에 대한 험담을 하고 다니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Lori 등은 Josh 계정을 이용해 Megan에게 친구를 맺자고 접근하였고, Josh와 Megan은 MySpace를 통해 약 한 달간 친밀한 온라인 교제를 나누었다. Megan의 부모들에 따르면 어려서부터 우울증 증세를 앓고 있던 Megan은 Josh와 교제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교제 기간 동안은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순탄하던 Josh와 Megan의 교제는 Megan의 자살로부터 이틀 전쯤부터 Josh가 Megan에게 심한 모욕감을 주는 말을 함으로써 파국으로 치달았고, 이로 인해 Megan은 심한 상처를 받았다. Megan은 2006년 10월 16일 컴퓨터로 Josh와 대화를 하던 중 심한 정서적 불안을 보이면서 뛰어 나갔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서 방에서 자살한 채 발견되었다. Megan이 자살하기 직전 Josh로부터 마지막으로 받았다고 추정되는 메시지에는 “O'Fallon(Megan이 사는 지역) 사람들은 모두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어. 너는 나쁜 여자애고, 사람들은 모두 너를 미워해. 너의 남은 인생은 저주를 받을 꺼야. 네가 없어 진다면 세상은 더 좋아 질 꺼야"와 같은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다.

남자친구 Josh는 이웃이 만들어낸 허구임이 밝혀져

그 후 Megan의 부모들은 Josh를 찾아보려 하였지만, Josh는 MySpace에서 이미 탈퇴하여 찾을 수가 없었다. 이웃에 살고 있던 Lori가 Megan의 집에 출동한 앰뷸런스를 보고 Megan에게 나쁜 일이 생겼음을 알고 가짜 Josh 모의에 가담한 소녀들에게 함구령을 내리고, Josh 계정을 폐쇄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에는 한국과 같은 인터넷 실명제가 시행되지 않고 있고, 주민등록증과 같은 통일적이고 강제적인 신분증 제도가 없기 때문에 그러한 제도가 가능하지도 않다. 인터넷 사이트들도 가입자의 신상정보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약 한달 반 가량이 지나서, Josh가 가짜임을 알고 있었고, 그 계정을 이용해 Megan에게 한 번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는 다른 집의 소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그 부모가 Megan의 부모에게 사실을 실토함으로써 Josh의 실체가 밝혀지게 되었다.
Megan 부모의 고발로 Lori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었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처음 수사당국은 Lori의 범죄 혐의를 찾지 못하여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Megan의 부모, 여론, 언론 등의 끈질긴 문제제기 끝에 사건은 다시 재개되어 결국 Lori는 2008년 5월 16일 대배심(grand jury)으로부터 기소 결정을 받게 되었다.

서비스이용계약위반 = 범죄?

어렵게 Lori를 기소할 수 있었지만, 혐의자들이 유죄판결을 받기까지 넘어야 할 장애물은 많다. 사실적으로는 Megan의 자살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법률적용도 문제이다. Lori에게 적용된 법률은 권한 없는 또는 권한을 초월한 컴퓨터 이용을 금지하는 the Computer Fraud and Abuse Act(18 U.S.C. Section §1030) 이다. 즉 MySpace의 서비스이용조건(Terms of Service, TOS)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모욕하거나, 해를 가할 목적으로 MySpace에서 획득한 정보를 이용하는 행위, 18세 미만의 사람에게 개인 정보를 요청하는 행위,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괴롭힘을 교사하는 행위, 또는 허위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전파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는데, Lori은 Josh라는 허위명의를 이용하여 MySpace 서비스에 가입하고, 그 ID를 이용하여 Megan의 개인정보를 얻어내고, Megan를 괴롭힘으로써 권한 없이 또는 권한을 초월하여 컴퓨터를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위 법률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혐의자들의 행위에 대해 분노를 표하면서 형사처벌에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Lori의 기소는 무리한 법 적용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형사처벌에 반대하는 측은 서비스이용조건 위반은 단순히 계약위반 행위에 불과하고,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실세계에서도 애인과 싸우거나 헤어지고 충격에 빠져 자살을 하는 사건이 있고, 그 애인이 신분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했다고 밝혀지기도 하지만, 전 애인을 그 이유만으로 형사처벌하지는 못하는데, 그러한 일이 온라인상에서 일어났다고 해서 형사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Lori에게 적용된 컴퓨터 사기 및 남용 금지법은 본래 해커들이 컴퓨터 시스템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정보를 빼내거나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제정된 법인데, 이 사건에 위 법률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한 확대해석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 자의적 법 집행의 위험성도 거론되고 있다. 즉 많은 인터넷 사용자들은 깨알 같은 글씨로 씌어 있고 복잡하고 긴 서비스 이용계약을 읽어보지도 않은 채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많은 이용자들이 서비스 이용계약을 부지불식간에 위반하면서, 혹은 무시하면서 이용한다. 사소한 이용조건 위반 행위가 모두 처벌되지는 않는 상황에서, Lori를 형사처벌할 수 있게 되면 법집행 당국이 선별적으로 서비스이용조건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결과가 초래되는데, 이로 인해 자의적 법 집행의 위험성이 높아 진다는 논리이다. 더구나 인터넷 사업자가 제정할 수 있는 서비스 이용계약의 내용이나 범위에 관한 규제가 없으므로, 인터넷 사업자가 임의로 정한 서비스이용계약 위반을 형사범죄화 한다면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형벌법규를 제정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피고인측도 관련 법조문이 금지되는 행위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아서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나고, 위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검사측은 인터넷이 등장하고, 컴퓨터 사기 및 남용 금지 법이 제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선례가 없지만, 관련 법조문은 그 자체로 금지되는 행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고, 검사는 기소를 위해서는 고의 등을 입증해야 하므로 자의적 법집행의 위험은 없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법원도 (1) 피고인들이 서비스이용조건 중 어떤 조항을 위반하였는지, (2) 모든 MySpace 이용조건 위반행위가 컴퓨터 사기 및 악용 금지법 위반에서 말하는 권한 없는 접속에 해당하는지, (3) 만일 모든 이용조건 위반이 권한 없는 접속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면 어떤 경우가 권한 없는 접속에 해당하는지와 같은 점에 관해 의문을 표시하고 양측의 법률의견을 제출하도록 요청하였다고 한다(WSJ Lawblog 기사).

이 사건의 영향

이 사건의 추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사건 결과가 앞으로 미국 인터넷 규제의 방향에 전반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Lori가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면, 앞으로 인터넷 이용자들은 단순한 이용계약위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에 대해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또 인터넷사업자들 역시 이용자의 그 범죄 행위에 방조하거나 가담하였다는 혐의에 관한 민형사상 책임을 감수하여야 할지도 모른다. Lori가 무죄판결을 받을 경우에는, 인터넷이용자의 인터넷 남용행위를 규제할 제도가 미비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될 것이다. 어떠한 판결이 내려지던 간에 이 사건은 급속하게 변하는 인터넷 환경 속에서 인터넷상의 행위에 대해 어떤 규제가 수정되고, 도입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의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08. 11. 3. lawnb.com에 처음 실음. by yws

Oct 13, 2008

Wachovia 인수를 둘러싼 법률 분쟁의 전개와 쟁점

최근 몇 주간 미국 금융권이 보유한 대출채권 부실로부터 초래된 금융위기를 맞아 미국 정부가 긴급구제금융(bailout) 수혈에 나서고, 세계 금융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초대형 인수합병이 진행되고 있다. 많은 뉴스가 쏟아져 나오지만, 그 가운데 법률가들의 눈길을 가장 강하게 끄는 뉴스는 Wachovia 인수를 둘러싼 Citigroup과 Wachovia/Wells Fargo의 법정 분쟁이다. Wachovia는 미국에서 4번째로 큰 금융지주회사이고, Wells Fargo Bank는 미국에서 시가총액기준 미국 3위의 은행이다. 10월 3일부터 주말과 밤낮을 잊고 협상장과 법원을 오가며 엎치락뒤치락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벌어지던 이 경쟁은 10월 9일 Citi가 Wachovia 인수 경쟁에서 물러남으로써 일주일 만에 일단락 되었다.

  • 9월 29일(월): Citi, Wachovia 일부(은행부문)의 216만 달러 인수 합의
  • 10월 3일(금)
- Wells Fargo, Wachovia의 전 사업부문의 1,540만 달러 인수 합의 발표
- Citi, Wachovia와 Citi 사이의 배타적 협상 합의(exclusivity agreement)를 근거로 Wells Fargo, Wachovia에 인수 중단을 요구(Citi 보도자료, 배타적 협상 합의문)
  • 10월 4일(토)
- New York주 지방법원의 Charles E. Ramos 판사는 이날 오후 Connecticut주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심리를 열어, 다음날로 만료되는 배타적 협상 조항의 효력을 Citi가 제기한 소송에 대한 판결 선고 시까지 잠정 연장한다고 결정(결정문)(Citi의 소장은 이날이 토요일이어서 정식 접수되지 못 하고, 다음 월요일에 제출됨)

- Wachovia/Wells Fargo, Citi의 인수협상 방해 금지를 구하는 소송을 New York주 소재 연방법원에 제기
  • 10월 5일(일)
- New York주 항소법원의 James M. McGuire 판사는 이날 오후 ‘New York주’에 소재한 법원 사무실에서 전날 Ramos 판사의 결정을 파기(결정문)

- Ramos 판사는 밤 11시 10분 항소심의 결정에 불구하고 예정에 따라 판결을 내릴 권한이 있다고 결정(결정문)

- Wachovia/Wells Fargo가 제기한 소송을 담당한 연방법원의 John G. Koe 판사는 이날 밤 양측에 10월 7일까지 각자의 주장을 제출하도록 명령

- Wachovia 주주들이 Citi를 상대로 Wachovia 매각 방해 금지를 구하는 집단소송을 Wachovia 본사가 소재한 North Carolina주 법원에 제기

  • 10월 6일(월)
- Citi, Wachovia와 Wells Fargo를 상대로 각각 계약위반과 계약이행 방해를 이유로 60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장 정식 제출(Citi 소장)

- 3자는 모든 법률 분쟁을 10월 8일(수) 정오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합의
  • 10월 8일(수): 3자는 법률분쟁 휴전기한을 10월 10일(금) 오전 8시까지 연장 합의
  • 10월 9일(목): Citi, Wachovia 인수 포기 결정

  • 긴박했던 주말
위 일지에서 보듯이 Wachovia 법률분쟁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긴박하게 이루어지고, 월요일에는 휴전이 성사되었다. 토요일 오후 Connecticut주에 있는 자기 집에서 양측 주장을 들은 New York주 법원 Ramos 판사의 결정문은 Citi가 제출한 결정문 초안에 펜으로 ‘찍찍’ 불필요한 부분을 지우고, 결정주문을 손으로 써 넣어 그 급박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결정문. 신청 당사자가 판사는 서명만 하면 되도록 결정문 초안을 제출하는 것 자체는 미국 소송에서 일반적 절차에 따른 것이다). 결국 그 결정은 New York주 밖에서 서명되었기 때문에 무효라는 결정이 내려졌고, 그 파기 결정을 내린 항소심 판사는 일요일에 Connecticut주에 있는 집에서 New York주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을 해야 했다.

한편 연방법원의 문을 두드린 Wachovia/Wells Fargo는 5일(일) 연방법원 판사로부터 위 Ramon가 담당한 사건 심리가 예정된 10일보다 앞선 7일로 심리기일을 받아내는데 성공해서, Citi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배타적 협상 합의
Wells Fargo의 Wachovia 인수 합의가 알려지자, Citi는 Wells Fargo의 인수가 Citi와 Wachovia 사이의 배타적 협상 합의(exclusivity agreement)에 위반되고, 그 거래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공개된 합의서에 따르면, Wachovia는 2008년 10월 6일로 합의된 배타적 인수협상 만료시한까지 직접 또는 간접으로 Citi가 아닌 제3자와 인수를 위한 협상이나 합의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배타적 협상을 위반하였을 때는 금지청구가 가능하다는 합의가 포함되어 있었다.

  • 긴급 경제안정을 위한 법률(The Emergency Economic Stabilization Act of 2008)
Citi와 Wachovia/Wells Fargo 모두 그 대결이 시작된 2008년 10월 3일(금) Bush 대통령이 서명한 2008년 긴급 경제안정을 위한 법률(The Emergency Economic Stabilization Act of 2008)의 동일 조항을 법률적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은 이 대결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문제가 되는 조항은 ‘무효인 합의(unenforceability of certain agreements)’라는 제목을 가진 같은 법 126(c)이다. Citi는 Wachovia-Wells Fargo간의 인수합의가, Wachovia/Wells Fargo는 Citi-Wachovia간의 배타적 협상 합의가 각각 위 126(c)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그 무효인 합의의 이행은 금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미국 변호사들도 위 조항의 문언상 의미나 입법목적에 관해 명확한 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정반대의 주장이 교차하고 있다.

먼저 Citi는 정부 지도에 따른 부실 금융기관 인수 합의 이후에 제3의 인수자가 뒤늦게 나타나 더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하여 부실 금융기관을 가로채려는 시도를 막음으로써 정부개입을 통한 금융기관 인수합병을 원활히 하는 것이 126(c)의 입법의도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Wachovia CEO도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만일 Citi의 인수합의와 자금지원이 없었다면 Wachovia는 파산신청을 하거나 정부의 구제금융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인정하였듯이, 인수합의 이후 Citi는 숨이 멎어가는 Wachovia를 자금지원을 통해 구해 놓았다. Citi의 인수합의 이전에 이미 Wachovia 인수를 검토하였다가 포기한 Wells Fargo가 Citi의 인수합의 이후에 다시 뛰어들어 Wachovia를 가로채는 것은 무임승차이고, 현재의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Wachovia/Wells Fargo는 126(c)가 정부지도에 의한 인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인수자가 언제라도 부실금융기관을 인수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 시장을 활성화하고 배타적 협상 조항과 같은 합의를 무효화하는 취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Citi의 인수조건은 낮은 인수가격에 정부의 자금지원을 필요로 하는 반면, Wells Fargo는 더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지원도 요구하지 않으므로, 미국 국민과 시장경제를 위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시장의 역할
Wachovia 인수 대결을 보면서, 현재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에 관한 논란이 재개되고 있다. 정부의 개입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정부지원에 따른 Citi의 인수합의가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Wachovia의 숨통을 열어 놓고, Wells Fargo의 인수를 가능하게 했다고 주장하며, 정부 개입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Citi의 인수가격보다 높은 가격과 정부의 자금지원 없는 인수 조건을 제시한 Wells Fargo의 등장은 금융위기의 최선의 처방은 정부개입보다 기업 인수합병 시장 활성화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향후 법률분쟁 전망
Citi는 일단 Wachovia 인수를 포기하였지만, Citi는 인수를 포기한 바로 그 발표문에서 Wachovia와 Wells Fargo에 대한 계약위반 및 계약이행 방해로 인한 600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Citi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우선 배타적 협상 조항의 유효성이 긴급 경제안정을 위한 법률 126(c)와 관련해서 논란이 될 것이다. 배타적 협상 조항이 유효로 판단되더라도 Citi가 손해배상 규모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Citi는 Wachovia 인수를 포기함으로써 자신의 인수조건이 Wells Fargo의 조건보다 나쁜 조건이었음을 묵시적으로 자인한 셈이 되었고, 그렇다면 Wachovia를 인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이익 전체를 배상 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 차선으로 청구할 수 있는 손해항목은 변호사비용 등 인수협상을 위해 투여된 비용이다. Citi는 협상결렬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예정 합의를 해 두지 않았기 때문에, 손해항목을 일일이 입증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

Citi 측에 유리한 정황도 존재한다. Wachovia의 CEO가 인정하였듯이, Citi의 인수합의와 자금지원이 없었다면 Wachovia는 파산신청을 하거나 공적 자금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있었다. 이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Wachovia가 Citi를 단지 위기 모면을 위한 도구를 이용하였을 뿐이고, 악의적으로 합의를 위반하였다는 주장을 펼 여지도 있다. Citi는 Wachovia와 Wells Fargo에게 이메일, 보고서, 회의록 등 두 회사간 협상에 관련된 자료를 discovery 절차를 통해 요청한다고 하니, discovery를 통해 제출된 자료의 내용에 따라서는 Citi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10/13/2008 lawnb.com에 최초 게재)

Sep 5, 2008

인터넷 백과사전 WikiPedia 는 증거로서 불충분

누구가 개방적으로 작성에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백과사전 WikiPedia는 작성 과정의 특성상 오류가 있을 수 있고, 그 내용의 신뢰도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증거로서 채택할 수 없다는 판결이 8th Circuit에서 선고되었다.

출처: 8th Circuit Says No to Wikipedia as Evidence, http://www.typepad.com/t/trackback/89778/33052810

Comcast, 네트워크 중립성 위반에 관한 FCC 결정에 불복하기로

Comcast는 네트워크 중립성에 관한 FCC 결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였다.
FCC는 2008년 8월 네트워크 중립 정책에 반하여 Comcast가 일부 웹사이트 접속 속도를 일부러 저하시키는 등의 조작을 하였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WSJ, Sep. 5, 2008, http://online.wsj.com/article/SB122055137368500197.html
파산신청자에 대한 변호사의 자문내용을 제한하는 파산법은 위헌

8th U.S. Circuit Court of Appeals은 2008년 9월 4일 파산신청에 앞서서 부채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변호사가 고객에게 자문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파산법은 변호사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위헌이라고 선고하였다.
파산절차남용 및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the Bankruptcy Abuse Prevention and Consumer Protection Act)은 변호사가 고객에게 파산신청에 앞서서 부채를 증가시키도록 하는 내용의 자문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부채를 증가시키도록 하는 변호사의 자문이 때로는 파산자나 채무자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가 있음에도, 변호사의 자문 내용을 제한함으로써 변호사가 충분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판결문: http://online.wsj.com/public/resources/documents/milavetz.pdf
WSJ, September 5, 2008, http://online.wsj.com/article/SB12205729911700168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