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17, 2009

미국의 담합 자진신고자 형사처벌 면제 제도

지난 2008 11월 미국 법무부는 담합 자진신고자에 대한 형사처벌 면제 제도(leniency)에 관한 가이드라인(Frequently Asked Questions Regarding the Antitrust Division's Leniency Program and Model Leniency Letters, November 19, 2008)을 개정하여 발표하였다.   문답 형식으로 작성된 이 가이드라인은 그 이전까지 있었던 기업에 대한 면제 제도 가이드라인(Corporate Leniency Policy in 1993), 개인에 대한 면제 제도 가이드라인(a Leniency Policy for Individuals in 1994), 표준 조건부 감면 확인서(model conditional leniency letters) 등의 문서등을 종합하면서, 제기되는 각종 문제들에 대한 미법무부의 공식 입장을 밝힌 중요한 문서이이다[1].  

최종 면제까지의 단계:  신고 -> 번호표(marker) -> 조건부  면제확인서 -> 최종 면제확인서

미국 반독점법상 leniency제도는 담합에 참가했던 회사나 개인이[2]  자진해서담합을 신고하고 조사 과정에 협조를 하면, 반독점법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는 제도이다.   신고자가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자진해서 담합을 신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조사과정에서 협조도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신고와 최종 면제 결정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그 기간동안 신고회사의 계속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는 것이leniency 제도의중요한 기능의 하나이다.   신고 회사는 최종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계속 조사에 협조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한편으로 만일 면제를 받지 못했을 때는 그동안 자발적으로 제공한 증거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는 가능성때문에 면제 가능성에 의심을 가지게 되면 조사 협조에 소극적이 될 수도 있다.  경쟁당국 입장에서 보면 면제부를 너무 일찍 주고나면 신고회사에게 쓸 수 있는 카드가 더이상 없게 되고, 만일 면제부를 발급을 지나치게 지연하면 신고회사의 협조를 이끌어내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자진신고 감면제도의 공정성, 투명성,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고, 담합의 억제와 자신신고 유도라고 하는 자신신고 감면 제도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미국 법무부는 신고 이후의 절차를 크게  번호표(marker) 발급 -> 조건부 면제확인서(conditional leniency letter) 발급 -> 최종 면제확인서(final leniency letter) 발급의 단계로 나누었다.  

번호표 발급

Leniency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진신고는 경쟁당국이 관련 담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뿐 아니라(Type A Leniency ), 이미 조사에 착수하였지만 유죄 판결을 받을 정도의 충분한 증거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도 가능하다(Type B  Leniency).  

제도에 따라서는 2위나 3위 신고자에게도 제재 수준을 낮추어 주기도 하지만[3], 미국은 제일 먼저 신고를 한 1위 신고자에게만 완전 면제 혜택을 주고, 나머지 신고자들에게는 아무리 조사에 많은 기여를 많이 하더라도 가이드라인 상으로는 면제는 커녕 처벌 수준도 낮추어 주지 않는다(Q&A 4).    미국에서 1등과 2등 사이에는 처벌 수준에서 천양지차가 있기 때문에 1위 경쟁이 치열하다.   더구나 담합가담자가 어느 날 갑자기 개과천선을 해서 신고를 하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은 이미 경쟁당국의 조사가 착수되었거나 담합이 발각될 우려가 높아진 경우[4], 담합가담자들이 한꺼번에 1등을 차지하려고 경쟁을 하기 때문에1등과 2등은 간발의 차이로 결정되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신고회사나 그 회사 변호사들은[5] 담합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증거도 충분히 조사하지 못한 채로 우선 신고를 하러 달려 나올 수밖에 없다.    매우 간단한 내용만을 담은 최초의 신고는 뒤에서 설명하는 leniency 혜택을 받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조차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경쟁당국은 일단 간단한 신고를 접수받고, 그 후 일정기간동안 신고회사가 내부 조사를 통해서 신고 내용을 보완하도록 하며, 보완되는 신고서를 바탕으로 조건부 면제확인서 발부 여부를 판단한다.   이와 같이 신고와 조건부 면제확인서 발부 사이의 기간동안 신고서 보완을 위해 신고자에게 주어지는 지위가 번호표(marker) 제도이다.   그 기간동안 다른 회사는 아무리 완벽한 신고서와 자료를 제출하더라도, 신고 순서에 있어 marker 보유자를 추월을 할 수 없다(Q&A 2).

번호표를 받기 위해서, 신고회사는  (1)자신이 반독점법을 형사적으로 위반하였음을 보여주는 정보나 증거를 발견했음을 신고하고, (2) 발견된 위반사실의 개략적인 성격을 명시하고, (3)위반 행위와 관련되는 품목 또는 서비스와 산업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4) 실명을 밝혀야 한다.   번호표 발급 단계에서 경쟁당국은 강력한 증거 제출이나 구체적인 위반 사실의 명시를 요구하지 않는다.   반독점법 위반을 확정적으로 시인할 필요는 없고, 법위반을 의심할 만한 단서를 발견했음을 신고하면 족하며, 담합의 범위도 구체적 제품이 아니라 관련 산업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그러나, 신고 내용의 구체성 정도는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쟁당국이 이미 미국 서부 지역의 우유 가격 담합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다른 신고자와 경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우유 관련 담합을 했다고 신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기존 조사와 구별되는 다른 지역(동부, 중부 등), 다른 품목(저지방 우유 등), 다른 거래조건(생산량 조절 등)에 관해서 담합을 했다고 좀더 구체적으로 신고해야 1순위를 확보할 수 있다.  

경쟁당국은 번호표를 발급한 후로부터 보통 한 달의 기간을 준다.   그 기간동안 신고회사는 철저한 추가 내부 조사를 통해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신고내용을 좀더 구체화해야 한다.   한 달이 지난 후에 경쟁당국은 재량으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조건부 면제확인서(conditional leniency letter)

번호표 보유 기간을 통해 신고서가 보완된 후, 면제 요건 중 완전한 조사 협조나 피해보상과 같이 이행에 장기간이 요구되는 조건들을 제외한 다른 조건들이 어느 정도 만족되었다고 인정되면, 경쟁당국은 조건부 면제확인서를 발부한다.   신고회사로서는 조건부로라도 면제를 확인받음으로써 불확실성에서 부분적으로나마 벗어날 수 있다.   조건부 면제확인서를 통해 신고회사가 최종 면제 확인을 받기까지 충족해야 하는 요건과 의무를 명확히 하고,  leniency 제도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조건부 면제확인을 받은 상태에서신고자가 면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이 확인되거나, 조건부 면제확인서 상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경쟁당국은 조건부 면제확인서를 철회할 수 있다.   신고자가 경쟁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인 철회사유이다.    철회사유가 발견되면, 경쟁당국은 신고자에게 사전에 고지하여 신고자가 의무이행을 서두르거나, 소명할 기회를 부여한다(Q&A 27~31).  

조건부 면제확인서에 부과되는 조건에는, 조사 최종단계까지 충분한 협조 제공, 다른 담합 참가자 기소, 피해자에 대한 피해배상 등이 있다(Q&A 25).  Model Corporate Conditional Leniency Letter (11/19/2008)  Model Individual Conditional Leniency Letter (11/19/2008) 참조

최종 면제확인서(final leniency letter)

신고회사가 면제 요건을 모두 충족하였음을 입증하고, 조사 과정에서 충분한 협조를 제공하면 최종 면제확인서가 발부된다.  보통은 조사를 종결하여, 다른 담합 가담자에 대한 기소까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점에 즈음하여 최종 면제확인서를 발부한다(Q&A 26).   최종 면제를 받기 위한 요건은 다음과 같다((Q&A 3).  

A형 면제(Type A Leniency)

   - 신고 당시, 경쟁당국이 해당 담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였을 것    

   - 즉시 담합 가담을 중단하였을 것

   - 사실대로 신고하고, 조사과정에 충분히 협조하였을 것

   - 신고가 임원이나 직원의 개인적 행위가 아니라, 회사의 행위일 것

  -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것

   - 담합의 주동자가 아닐 것[6].

B형 면제(Type B leniency)에서는  1번 요건이 빠지는 대신에, 신고 전에 경쟁당국이 담합을 인지하였지만  유죄 입증에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고서가 접수되고,  면제 제공이 다른 담합가담자들과 관계, 사건의 성격 등 비추어 불공정하지 않을 것이 추가로 요구된다.

반독점법 위반 외의 범죄행위에 대한 면제 확대

미 법무부 반독점실(antitrust division)  자진 신고자에게 반독점법위반죄뿐 아니라, 그에 수반해서 이루어진 다른 법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감면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    확대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그 행위가 반독점법 위반행위에 수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담합에 수반한 뇌물 공여, 허위 응찰서류 제출과 관련한 사기죄 등이 있을 수 있다.   , 이 가이드라인은미 법무부 반독점실만 구속하므로, 다른 연방정부 기관이나 주정부의 독립적인 소추까지 면제해 주지는 않는다(Q&A 6).  

Amnesty Plus

A회사가 X제품에 대한 담합 조사에서 신고 순위가 늦어서 leniency 혜택을 받지 못하더라도,  Y제품에 대한 별도의 담합을 자진신고하여 leniency 요건을 충족하면, A회사는 Y제품에 대해 처벌을 완전히 면제받을 수 있다.   법무부 반독점실은 법원에 Y제품 담합 협조에 관한 기여도를 감안하여, X제품 담합에 대하여 관대한 처벌을 내릴 것을 법원에 요청하는데, 이것이 Amnesty Plus제도이다.    Amnesty Plus를 통한 감경 규모는 Y제품 담합의 규모나 성격, 조사협조의 정도에 달려 있다.    만일 X제품 담합보다 Y제품 담합의 규모나 범위가 훨씬 크다면, X제품 담합에서 더 큰 감경을 기대할 수 있다(Q&A 8, 9). 

Attorney-client privilege, Attorney work product

신고자는 조사에 협조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할 의무가 있지만, 변호사 비밀 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이나 변호사 저작물 특권(attorney work-product privilege)에 의하여 보호되는 서류 등까지 제출할 의무는 없다는 점을 이 가이드라인은 분명히 하였다(Q&A 16).    과거 미국에서는 검찰이 기업범죄 수사를 하면서 형을 감면해 주는 대가로 변호사 비밀 특권이나 변호사 저작물 특권의 포기를 요구하거나, 범죄와 관련된 임직원에 대해 회사가 변호사 자문 비용을 보조하지 못하도록 요구하는 관행이 널리 행해지고 있었는데[7], 이번 가이드라인 변호사 특권의 포기가 자진신고 감면의 요건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외국 경쟁당국과 정보공유 금지

자진신고자가 제출한 자료는 미국과 반독점법 집행에 관해 공조 협약을 맺은 외국 정부에게도 제공하지 않는다(Q&A 33). 

 



[1] leniency 제도에 관한 법무부 공식자료 전체는http://www.usdoj.gov/atr/public/criminal/leniency.htm 참조

[2] 미국의 leniency 제도는 회사에 대한 leniency와 개인에 대한 leniency로 구분된다.   이 글에서는 회사에 대한 leniency를 중심으로 소개를 하도록 하겠다.

[3]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1위 신고자는 과징금 및 벌금을 완전 면제하고, 2위 신고자는 과징금을 50%까지 감경하고, 3순위 이상이더라도 조사에 적극 협조하면 20%까지 과징금을 감경할 수 있다(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5,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운영고시 제21).

[4] 예를 들면, X제품과 Y제품 담합에 가담한 한 A회사가 X제품 담합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경우, X제품 담합 조사 과정에서Y제품의 담합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Y제품 담합에 가담한 A회사 및 다른 가담 회사들은 Y제품 담합의 자진신고를 고려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뒤에서 설명하는 amnesty plus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5] 가이드라인 원문에는 counsel즉 대리인이 신고회사를 대리하여 신고하고, 협조와 협의가 대부분 대리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상황을 전제로 대리인을 주체 또는 상대방으로 기술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설명과 이해의 편의를 위해서 신고회사와 대리인을 구별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하 같다. 

[6]이 요건따라 명백한 단독 주동자는 1순위로 자진신고를 하더라도 면제를 받지 못한다.  다만 이 요건은 매우 높은 정도를 요구하고, 경쟁당국은 신고자에게 최대한 면제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이 예외규정을 제한적으로 해석하겠다고 밝히고 있다(Q&A 14)

[7] 대표적으로2006McNulty memo 는 변호사 특권은 존중하여야 하지만, 변호사 특권의 포기가  효과적인 수사를 가능하게 하므로, 관련 회사가 충분히 자발적이 수사협조를 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회사로 하여금 임직원에 대한 변호사 자문 비용을 보조하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는 위법이라는Second Circuit Court of Appeals 판결이 2008 8KPMG 사건에서 내려졌다.

법무부도 2008 8월 공식적으로 변호사 특권 포기나 변호사 비용 보조 중단이  수사협조 여부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하여 McNulty memo에서 밝힌 입장을 수정하였다(2008 8 28일자 DOJ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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