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3, 2016

미국 대법원, 법류 위반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 손해를 주장해야 원고 적격 인정한다고 판결 (Spokeo Inc. v. Robins)

미국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원고 적격(standing)을 가지려면 구체적인 손해 (concrete harm)을 입었어야 하는데, 이 구체적 손해에는 형태가 있는(tangible) 손해뿐 아니라 형태가 없는(intangible) 손해도 포함하고, 실제 손해를 입을 위험성(risk of real harm)도 포함한다는 판결을 미국 연방대법원이 내렸다. 이 판결의 결과로 법률의 기술적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만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됨에 따라서 원고 적격을 인정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어렵고 좁아졌지만, 손해의 종류는 넓게 보고 있어서 그 면에서는 원고 적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넓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이 판결을 두고 원고와 피고들이 모두 자기의 승리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사실관계: 


Spokeo는 개인의 신용정보를 수집해서 누리집에 올리는 회사이다. Spokeo가 원고 Robins의 나이, 혼인 상태, 교육 수준, 재무 상태에 관해서 틀린 정보를 올리자 원고 Robins는 Spokeo가 부정확한 정보를 올림으로써 Fair Credit Reporting Act, 15 U.S.C. § 1681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집단소송을 제기하였다.  


사실과 다르다고 하는 정보들은 부정확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부정적인 정보라고 할 수는 없었다. Spokeo는 그 누리집에 원고 Robins는 재산 상태가 좋고, 결혼해서 아이가 있고, 전문직 또는 기술직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올렸다. 그런데 사실 Robins는 결혼한 상태가 아니었고, 아이도 직업도 없었다.  그런 틀린 정보가 자신이 지원하는 일자리가 요구하는 자격보다 훨씬 높은 자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해서여서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무직 상태가 길어지게 하는 손해를 입업다고 원고는 주장하였다.  


Fair Credit Reporting Act는 개인의 신용정부를 올리려면 최대한 정확성이 높아지도록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follow reasonable procedures to ensure maximum possible accuracy),  원고는 피고 Spokeo가 그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쟁점: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원고 적격 (standing)을 가지려면 충분한 손해(sufficient harm)를  소장에 주장하여야 한다. 여기서 쟁점은 연방 법률 위반이 있었다는 소장 주장만으로 원고 적격이 있는지에 있었다.  

미국 연방헌법 제3조에 따라서 연방법원은 분쟁("cases" 또는 "controversies")을 해결할 권한을 가진다. 분쟁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손해(injury), 인과관계(causation), 분쟁해결 가능성(redressability) 세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여기서 손해는 구체적(concrete)이고 특정되어야 하며(particularized), 실제하거나(actual) 임박하여야(imminent) 하고, 단지 추측(conjectural)이나 가정(hypothetical)에 바탕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이제까지 판결해 왔다.   


판결 요약:
 

원고 적격을 가지려면 손해가 특정되고(particularized) 구체적(concrete)이어야 한다. 

원고 적격을 가지려면 법률을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구체성이 부족하다. 


이 구체적 손해에는 형태가 있는(tangible) 손해뿐 아니라 형태가 없는(intangible) 손해도 포함하고, 실제 손해를 입을 위험성(risk of real harm)도 포함한다.    


사건 경과 

1심 법원: 1심 법원은 원고에게 소장을 수정하도록 허용하였지만, 수정된 소장도 충분한 손해를 주장하는데 실패하였다고 판결하였다. 

항소법원인 제9항소법원은 원고가 충분히 손해를 주장하였으므로 원고 적격이 있다고 판결하였다.

대법원 판결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원심인 제9항소법원으로 돌려 보냈다. 

대법관들의 의견은 :6:2로 형성되었다.  다수 의견은 Alito 대법관이 썼고, Thomas 대법관이 동의 의견을 추가하였다.  Ginsburg 대법관이 반대 의견을 쓰고, 여기에 Sotomyor 대법관이 동의하였다. 대법관들의 의견은 이념성향에 따라서  나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대법관들 가운데 가장 자유주의에 가까운 성향을 가진 Ginsburg와 Sotomyor 대법관이 원고 적격을 넓게 인정해서 그 결과 집단소송을 넓게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반대 의견을 내었다.  

이 판결의 영향:  

이 판결은 집단소송, 특히 개인정보 침해 사건에서 원고 적격에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회사가 어떤 법률에 위반하였을 때, 예를 들면 회사로부터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회사가 개인정보를 관리하면서 법률에서 정한 의무를 모두 지키지 못하였다고 밝혀졌을 때, 원고들은 법률 위반을 근거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고는 한다. 이때 법률위반만으로도 더 이상 구체적인 손해 주장을 하지 않더라도 원고 적격이 인정될 수 있으냐는 질문에 대법원은 아니라고 대답하였지만, 그 구체적 손해의 성격이 형태를 가지지지 않은 손해나 손해 발생 위험도 포함한다고 해서 구체적 손해의 범위를 넓게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 주었다. 따라서 앞으로 소송에서 구체적 손해 주장이 있었느냐를 두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공방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Spokeo Inc. v. Robins, U.S., No. 13-1339, 5/16/16 

판결 전문
SCOTUSblog 


1) 미국 헌법 article 3 section 2

The judicial power shall extend to all cases, in law and equ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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